인천 자유공원 산책을 마치고 위캔드 카페에서 신나게 떠들고 나서 여기저기 시장구경도 하고 중구청 주변을 구경했다.
중구청 주변에는 신기하게도 일제시대 느낌의 건물들이 많다.
건물들 대부분이 낡은 정도를 떠나서 건축물 자체의 스타일이 오래 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이렇게 구경을 하다보니 여자친구는 또 팥 생각이 났는지 팥죽을 찾기 시작했다.
사실 설탕이 진탕 들어간 팥죽을 찾는 것은 아니었는데, 아쉬운대로 단팥죽이 파는 카페 "팥알" 에 들어서게 되었다.
팥알은 이 주변에서 꽤나 유명한 카페인데, 외관부터 목조건물로 된 느낌을 준다.
벽면에 건물의 역사에 대해 나와있는데, 2000년대에 들어서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팥알은 들어오자마자 카운터가 있는 구조가 아니다.
손님들 테이블을 먼저 만날 수 있으며, 주문은 좀 더 깊숙히 들어가서 해야한다.
카운터에 들어서면 이렇게 옆에 메뉴 책자가 비치되어 있다.
책자 외에도 이렇게 큼지막하게 메뉴판을 구성 해 두셨는데, 가격변동이 있는경우 바꾸기가 많이 귀찮겠다 싶었다.
참고로 팥알은 1인 1메뉴가 기본이다.
팥죽만 먹으려고 들어갔다가 카모마일도 시켰는데, 뭐 카페 정책에 대해 딱히 할말은 없다. 그냥 그렇구나 ~ 하고 주문했다.
그리고 이따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단팥죽은 디저트 개념으로 작게 나와서 둘이 나눠먹기에 애매한 부분도 있다.
우리는 단팥죽과 국화차를 시켰다. 밤이라서 커피를 마시기엔 좀 무리였다.
내부 전경은 그냥 깔끔하다. 밖에서 봤을때는 엄청난 고택같은 느낌을 주지만 실내는 그정도 까지는 아니다.
바닥이 기둥과 천장색과 어느정도 매치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조금 있다.
팥알 카페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메뉴의 퀄리티나 인테리어라기 보다는 이런 굿즈가 많다는 것이다. 텀블러나 손수건 같은 것들도 많았는데 공장느낌이 아니라서 정말 좋았다.
진정한 인천 느낌.. 개항기 인천의 느낌을 물씬 살려둔 것이 하나의 박물관이 아닌가 싶었지만 너무 일본스타일의 그림들이 많아서 조금은 불편했던게 사실이다.
근데 이게 불편한 일인가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역사라는게 좋은 일들만 기억하다 보면 안 좋은 역사를 반복하게 만든다.
일제시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조금은 내려놓고 그런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 다시는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끔 후손들을 위해 준비를 해 두는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하려면 불편하다고 덮어두기 보다는 더 정확히 알아야 하는게 맞는 것 같기는 하다.
어찌됐건 인천을 사랑하는 여자친구는 참 좋아했다. (책을 꺼내서 읽을정도라니..)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보니 메뉴가 나왔다. 카페답게 아주 정갈하고 이쁘게 나오는데, 서빙은 사장님이 직접 해주셨다. 손님이 많을때는 어떨지 모르겠다.
국화차는 뭐.. 흔히들 아는 국화차다.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차라는게 향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요즘 나오는 차들은 나름 다 괜찮은 차이다.
맛을 떠나서 여기서 사장님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
컵이 두개다!
그게 뭐가 대수인가 라는 생각이 들 수는 있지만.. 단팥죽과 차를 시켰는데, 우리가 둘이 왔다고 저렇게 컵 두개를 미리 내어주시는게
나름 센스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부분은 진짜 센스의 영역이고 당연히 그래야한다 뭐 이런 것도 아니지만
사장님 덕분에 차를 더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단팥죽
달지 않은 팥죽을 찾았던 우리이기 때문에
단 맛 자체가 조금 아쉬웠다.
단팥죽 시켜놓고 단 맛이 아쉽다고 하는게 정말 웃기기는하지만 ㅋㅋ
단팥죽 자체는 참 맛있었고 엄청 꾸덕거리는게 식감이 좋았다.
떡은 엄청 쫄깃한 느낌은 아니었고 은근 새알같았는데 .. 인절미? 정도의 쫄깃함이었다.
시나몬 파우더는 위에 많이 뿌려져있어서 조금 섞어먹는게 더 맛이 좋았던 것 같다.
바닥까지 싹싹 비우고 나왔는데, 카페로서는 참 만족스러웠고,
예전에 놀러왔을 때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못갔었는데,
저녁 늦게가서 한적한 분위기를 참 잘 즐겼다.
신포동이나 차이나타운, 자유공원을 방문한다면
팥알 카페를 하나의 옵션으로 방문 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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