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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전북/무주] 1월 겨울 덕유산 향적봉 상고대 구경, 등산로와 무주리조트 곤돌라 후기

by Warehaus 2022. 2. 3.

매년 겨울 산을 보러가는 우리는 올 해에는 한라산이 아닌 덕유산을 가기로 결정했다.

 

이유는..등산로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되고 눈이 있을 것이라는 어느정도의 확신 때문!

 

1월 말쯤 날씨가 갑자기 따듯해져서 눈을 못 볼줄 알았지만 생각보다는 꽤나 눈을 즐기고 왔다.

 

 

위치, 등산로

 

덕유산은 전북 무주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곤돌라를 이용하기는 하되, 왕복을 하는 경우 너무 등산을 안하게 될 것 같아서 편도로 하기로 결심했고, 정상 부근에서 뷰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체력안배를 위해 올라갈 때 곤돌라를 타기로 했다.

 

최종 등산로는 아래로 결정했다.

 

무주리조트 > 곤돌라 > 설천봉 > 향적봉 > 중봉 > 오수자굴 > 백련사 > 신대휴게소 > 구천동 탐방 지원센터 > 원점복귀

 

출처: 덕유산 국립공원 홈페이지

 

탐방로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https://www.knps.or.kr/download/park/map/%EB%8D%95%EC%9C%A0%EC%82%B0%EA%B5%AD%EB%A6%BD%EA%B3%B5%EC%9B%90%ED%83%90%EB%B0%A9%EB%A1%9C%EB%93%B1%EA%B8%89%EC%A7%80%EB%8F%84.jpg

 

 

곤돌라

 

무주리조트 곤돌라는 주말은 예약 필수이며, 우리는 주중에 방문했기 때문에 직접 매표소에서 예매를 했다.

 

왕복권의 경우 무주에 살지 않는 이상 네이버가 가장 싼 것으로 확인되었다. 평일도 네이버 예매가 가능하다.

 

곤돌라를 탄다!

 

곤돌라는 인원을 직원분께서 배정 해 주시는데 우리는 6명이 한 곤돌라에 탑승했다. 

옷들이 다들 두툼해서 약간 출근 길 지하철 느낌이 좀 났던 것 같고, 엄청 주변을 구경하면서 가는 관광곤돌라 느낌은 아니고 그냥 운송수단이라고 느껴 질 만큼 공간이 자유롭지 못하다.

 

스키/스노우보드 를 설천봉에서부터 타고 내려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무튼.. 그렇게 우리는 설천봉 까지 올라가는 곤돌라에 탑승했다.

 

설천봉, 향적봉 그리고 등산로

 

설천봉에 도착하니 설원이 펼쳐져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기 전 까지만 해도 슬로프 외에는 눈이 거의 없어서 걱정이 되었었는데, 안개 속으로 들어가니 눈이 한 가득.. 자연의 신비란..

 

향적봉을 가는길은 거의 눈밭이기 때문에 아이젠은 필수이다.

그냥 신발로 가는 분들도 왕왕 보였는데, 미끄러지면 주변 사람들한테 피해를 줄 수 밖에 없으니.. 가능하면 챙겨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얌전히 가면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르겠지만 등산로가 정말 한 사람 지나갈 정도의 협소한 길이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들과 많이 부딪히게 된다. 그 와중에 미끄러지고 있으면 음..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10~20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다 보니 금방 향적봉이 나왔고 해발 1614 m 인데 너무 쉽게 도착해서 약간 허무했다.

 

yay!

 

안개가 한 가득이라서 산 꼭대기인지.. 뭐.. 얼마나 높은지 전혀 가늠이 안갔고 그냥 상고대 구경만 했던 것 같다.

정상에서 사진 좀 찍고 이제 중봉으로 이동!

 

중봉으로 가는 길은 정말 등산로라기 보다는 산책로에 가깝다 할 정도로 한적하고 평화롭다.

 

그런데 사진을 찍기에는 조금 춥고.. 쉬었다 갈만한 곳이 딱히 없었다..

등산로가 평화로운것과 별개로 꽤나 바람이 많이분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이렇게 상고대도 잘 만들어 졌겠다 싶다.

우리는 오수자굴로 가야한다.

남 덕유산으로 가는 순간 오늘 집에 갈 생각은 접어야한다.

중간중간 이렇게 이쁜 상고대들을 정말 원 없이 볼 수 있다.

 

이런 상고대를 보면서 내려가다보니 어느새 중봉에 도달 해 있었고, 다음 목적지인 오수자 굴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참 신기하게도, 5분 남짓 걸었는데 그 사이에 상고대는 모두 사라져 있었고 여느 봄/가을의 산세를 볼 수 있었는데 이후로부터는 별다른 감흥없이 정말 등산을 했던 것 같다.

 

어느정도 등산을 즐기고 싶어서 하산길을 중봉->오수자 굴->구천동 코스로 하산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좀 실패한 계획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등산객이 정말 없다.

 

평일이라 그럴 지 모르겠지만.. 각종 후기를 보면서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정말 사람이 너무 없다.

그리고 우리가 늦게 출발을 해서 해가 떨어지는게 너무나 두려웠고 3시 남짓 부터는 조금 긴장이 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사실 오수자 굴 까지는 문제없이 하산했는데.. 오수자 굴 부터 백련사 주변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정말 최악에 가깝다.

 

국립공원이 맞나 싶을정도로 관리가 잘 안되어있고 가이드도 너무 친절하지 않다.

내 인생에서 탐방센터에 전화를 걸 줄 이야... 

 

4시 쯤 되어서 하산길을 제대로 못 찾아가지고 전화를 걸었는데 대답은 원래 사람들이 많이 헷갈리는 등산로이고 10분이상 걸어도 못찾으시면 다시 연락달라는 안내를 받았다.

 

사실 안내 자체는 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많이 헷갈리는 등산로임을 아는데도 좀 더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 조금 아쉬웠던 것 같다.

 

일단 우리가 헤멘 이유는 발자국을 따라간다고 따라갔는데 발자국이 아마 멧돼지였던 것 같고.. (실제로 하산길에 멧돼지를 봄..)

 

중간에 등산로라고 걸려있는 안내판이 있는데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 인지 나무사이에 가려서 못 봤던 것 같다.

너무 당황해서 주변을 방황하다가 탐방센터 통화 후 침착하게 가다보니 잘 찾을 수 있었다..

 

아무튼.. 백련사 도착이 거의 4시쯤이었나..

아직 갈 길이 너무 많이 남아서 잠시 숨 돌리자마자 거의 뛰다시피 하면서 내려갔다.

 

백련사 이후로 부터는 거의 평지에 가까워서 뛰어가도 되는 수준인데 중간중간 얼음이 있어서 조금 신경이 쓰였고

꽤나 거리가 멀어서 6시쯤 하산을 마쳤는데, 내려가 보니 뭐.. 버스도없고 택시도없고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제주도나 강원도를 생각했던 우리의 불찰이었으리라..

편의점 아저씨한테 콜 택시를 부탁했지만 정말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콜택시도 불러지지 않았고

옆 가게 사장님에게 웃돈을 얹어주고 자가용으로 리조트까지 복귀했다..

 

그래도 목적지까지 온게 어딘가 싶다.. 

여름도 아니고 겨울에 산 속에서 어두워지니 꽤나 공포감이 있었고 진짜 다음부터는 이런 일에 어느정도 대비는 해야겠다 싶었다.

 

음.. 아무튼.. 

이번 등산의 교훈이 있다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1. 덕유산은 날이 좀 따듯해도 상고대를 볼 확률이 높다.

2. 오수자굴은 뭐 없으니 왠만하면 가지말자.

3. 덕유산 주변 택시잡기 어려우니 등산코스는 왠만하면 인/아웃을 같은 곳으로 정하자.